사업·마케팅 · 2026.10.07 · 9분
중국 AI 기업들의 장부, 이용자 수보다 반복 결제가 돈이 됐다
Epoch AI 가 중국 AI 기업 여섯 곳의 수익원을 뜯어보니, 무료 앱은 거의 남기지 못했고 맞춤 구축은 커지지 않았으며 모델 공개는 가격 결정권을 넘겼다.
무료로 열어 둔 AI 서비스에 방문자가 몰리기 시작하면 곧 다음 고민이 따라옵니다. 이 사람들 중 누가 돈을 낼까, 차라리 기업 고객을 잡아 맞춤 제작으로 갈까, 아니면 기능을 통째로 공개해서 판을 키울까.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지금 이 세 갈래를 동시에 걸어 보고 있고, 그 결과가 공시된 재무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AI 기업 여섯 곳을 합쳐도 미국 두 곳 매출의 10% 정도에 그친다
AI 연구 기관 Epoch AI 의 Cheryl Wu 와 Anson Ho 는 2026년 10월 낸 보고서에서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Z.ai, Moonshot, DeepSeek, MiniMax 여섯 곳의 수익원을 공시 자료와 보도로 하나씩 뜯어봤습니다. 앞의 두 곳은 AI 말고도 큰 본업이 있는 대기업이고, 나머지 네 곳은 모델 개발이 본업인 회사입니다. 첫 결론은 규모의 차이입니다. 2026년 9월 기준으로 이 여섯 곳의 AI 관련 매출을 모두 합쳐도 OpenAI 와 Anthropic 두 곳을 합친 것의 약 10% 수준이라는 추정입니다.
보고서는 이들이 돈을 버는 길을 다섯 갈래로 나눕니다. 소비자용 앱, API 같은 모델 이용권 판매, 기업·정부 맞춤 구축, 라이선스 수수료, 그리고 AI 로 기존 사업을 키우는 간접 수익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갈래마다 남는 돈의 크기가 크게 달랐다는 점입니다. 웹사이트나 앱으로 사업하는 사람에게 이 차이는 먼 나라 대기업 이야기라기보다, 내 서비스의 가격표와 상품 구성을 어떻게 짤지에 대한 힌트에 가깝습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이 모인 무료 앱이 가장 적게 남겼다
MiniMax 는 영상 생성 앱 Hailuo, AI 친구 앱 Talkie 같은 소비자용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이용자는 많았지만 2025년 첫 아홉 달 동안 이 앱들의 매출총이익률은 4.7%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같은 회사의 개발자 플랫폼과 기업 서비스는 69.4%였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기술인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파느냐에 따라 남는 몫이 완전히 갈린 것입니다.
보고서가 꼽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돈을 내는 사람이 적습니다. 이 앱들의 유료 이용자는 월 이용자의 6% 남짓이었습니다. 중국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보고서가 인용한 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2025년 ChatGPT 주간 이용자 가운데 돈을 낸 사람은 5%였고, OpenAI 는 무료 이용자를 위한 추론 비용으로 $3.9B 를 썼습니다. 다음으로, 내는 사람도 적게 냅니다. Z.ai 챗봇의 유료 요금은 중국에서 월 $11 인데, ChatGPT Plus 는 월 $20 부터 시작합니다. 무료 이용자가 많고 유료 요금은 싼 구조에서는 쓰는 사람이 늘수록 서버 비용만 함께 늘어납니다. 광고로 무료 이용자를 수익화할 수는 있지만 그 수익은 이용자 규모에 크게 좌우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입니다.
맞춤 구축은 이익이 남았는데도 회사가 스스로 줄였다
반대편 끝에는 기업·정부 맞춤 구축이 있습니다. 고객의 데이터에 모델을 연결하고 고객 서버나 전용 환경에 설치해 주는 일입니다. 칭화대에서 출발한 이력으로 신뢰를 얻은 Z.ai 는 정부 기관, 국영 기업, 은행 같은 고객을 이렇게 상대했고, 2025년 매출의 73.7%가 이런 설치형 구축에서 나왔습니다. 매출총이익률도 48.8%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Z.ai 는 이 사업을 일부러 줄였습니다. 홍콩 거래소에 낸 2026년 상반기 실적 공시에서 설치형 구축의 매출 비중은 13.5%로 내려갔고, 클라우드로 쓰는 만큼 내는 서비스의 비중은 86.5%로 올라섰습니다. 보고서가 인용한 회사 설명은 이런 사업은 납품과 유지보수 비용이 경직적이어서 규모의 경제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고객마다 손을 따로 대야 하니 고객이 늘면 일하는 사람의 비용도 같이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같은 공시에서 설치형 구축의 매출총이익률은 2025년 상반기 59.1%에서 2026년 상반기 37.9%로 내려갔는데, 회사는 이를 사업 방식을 바꾸는 과정의 상품 구성 변화로 설명합니다.
공시에서 더 눈에 띄는 건 숫자보다 해석입니다. 한 번 납품하고 끝나는 구조에서 계속 호출되는 구조로 옮겨 가면서 매출이 일회성에서 반복 매출로 바뀌었고, 처음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반복 매출을 갖게 됐다고 적었습니다. 외주 제작이나 1:1 맞춤 서비스로 시작한 작은 사업이 결국 구독형이나 이용량 과금 상품을 따로 만들려는 이유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맞춤 작업은 고객의 업무를 깊이 이해하게 해 주지만, 그 이해를 반복해서 팔 수 있는 형태로 바꿔야 이익이 쌓입니다.
모델을 공개하자 가격을 정하는 힘이 다른 회사로 넘어갔다
중국 AI 기업들은 모델의 가중치, 곧 모델 자체를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게 공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용자를 빨리 늘리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값을 매기는 힘을 잃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같은 모델을 더 싸게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의 사례가 선명합니다. Z.ai 는 8월 26일 GLM 5.3 Flash 를 여러 AI 모델을 한곳에서 파는 중개 서비스 OpenRouter 에 50% 할인가로 올리면서 동시에 가중치를 공개했습니다. 몇 시간 만에 다른 회사들이 같은 모델을 팔기 시작했고, 9월 15일 무렵에는 경쟁자가 26곳으로 늘어 그중 8곳이 Z.ai 보다 싸게 팔았습니다. 그 20일 동안 이 모델의 전체 이용량은 17% 늘었는데 Z.ai 가 직접 처리한 하루 이용량은 70% 줄었고, OpenRouter 에서 Z.ai 의 몫은 88%에서 22%로 떨어졌습니다. DeepSeek 은 더 극단적이어서, OpenRouter 에서 DeepSeek 모델에 쓰인 돈 가운데 DeepSeek 에 돌아간 몫은 약 8%였습니다.
반대 사례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더 분명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은 Anthropic 모델은 어느 클라우드에서 쓰든 거의 같은 정가로 팔리고, API 판매의 매출총이익률이 85%였습니다. Z.ai 의 API 매출총이익률은 2025년 18.9%, 2026년 상반기 24.6%였습니다. 누구나 똑같이 만들어 팔 수 있는 것을 내놓으면 가격 경쟁이 붙고, 나만 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값을 지킬 수 있다는 오래된 원칙이 AI 시장에서도 그대로 작동한 셈입니다. 템플릿이나 프롬프트 묶음처럼 복제가 쉬운 디지털 상품을 파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장면일 겁니다.
가장 크게 번 곳은 AI 를 팔지 않고 AI 로 다른 것을 팔았다
보고서가 마지막으로 짚는 길은 간접 수익입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처럼 클라우드와 광고 사업을 가진 대기업은 AI 가 널리 쓰일수록 연산 자원과 광고가 더 팔립니다. 바이트댄스의 영상 생성 모델 Seedance 가 대표적입니다. 영상 제작비가 싸지자 숏드라마 제작사들이 작품을 쏟아냈고, 2026년 1분기에만 약 128,000편이 나왔는데 그중 95% 이상이 AI 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나온 작품은 약 33,000편이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더우인(중국판 틱톡) 광고로 시청자를 모읍니다. 한 숏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숏드라마 매출의 90%가 온라인 유통에 쓰인다고 말했습니다. AI 가 콘텐츠를 싸게 만들어 줄수록 돈은 그 콘텐츠를 사람들 앞에 내놓는 광고판으로 모인 것입니다.
미국도 같은 방향입니다. 메타는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플랫폼의 소상공인 9백만 곳 이상이 AI 광고 소재 도구를 하나 이상 쓰고 있다고 밝혔고, 알리바바는 AI 마케팅 도구 Quanzhantui 확산을 근거로 들며 중국 전자상거래 고객관리 매출이 전년보다 10% 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런 간접 효과 가운데 얼마가 AI 덕분인지는 회사의 설명에 기댄 것이고, 보고서도 여러 사업을 거느린 대기업이 아니면 걷기 어려운 길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작은 사업자가 가져갈 것은 무엇이 반복해서 팔리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보고서의 숫자는 회사마다 측정한 달이 다르고 일부는 연간으로 환산한 추정이어서, 회사끼리 정밀하게 순위를 매기는 데 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AI 기능을 붙인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를 모으는 건 비교적 쉽지만, 그중 돈을 내는 사람은 소수이고 쓰는 만큼 비용은 계속 나갑니다. 맞춤 작업은 이익이 남아도 사람 손에 묶여 커지지 않고, 누구나 복제할 수 있는 상품은 결국 가격 경쟁으로 갑니다.
그래서 내 서비스를 점검할 때는 방문자 수보다 유료 전환율과 한 사람이 내는 금액을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맞춤으로 해 주던 일 가운데 고객마다 반복되는 부분을 떼어 정해진 가격의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 내가 파는 것 중에 남이 그대로 베껴 더 싸게 팔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도 함께 따져 볼 만합니다. AI 그 자체를 파는 대신 AI 로 본업의 상품과 광고 효율을 키운 대기업들의 길은, 규모는 달라도 작은 사업자에게 더 현실적인 길입니다.
AI 로 이용자를 모으는 일보다, 그 이용자가 반복해서 돈을 내는 구조를 먼저 설계해야 남는다.
출처와 검증 범위
- 01How do Chinese AI companies make money? · Epoch AI (Cheryl Wu, Anson Ho) ↗여섯 곳의 수익원 다섯 갈래, MiniMax 앱 이익률·유료 비율, OpenRouter 가격 사례, 숏드라마 광고 사례 확인. CC BY 4.0. 2026-10-06 발표.
- 02Z.AI Co., Ltd. Interim Results Announcement for the six months ended June 30, 2026 · HKEX 공시 ↗클라우드 매출 비중 86.5%, 설치형 구축 매출총이익률 59.1%→37.9%, 일회성에서 반복 매출로의 전환 설명 확인. 2026-08-31 공시.
- 03Meta Q2 2026 Earnings Call Transcript · Meta Platforms ↗AI 광고 소재 도구를 쓰는 소상공인 9백만 곳 이상 발언 확인.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 원문 발표일
- 2026-10-06
- 원문 확인일
- 2026-10-07
- 자료 측정 기간
- 2025년~2026년 9월(회사별 매출 추정 시점은 2026년 6~9월, OpenRouter 사례는 2026-08-26~09-15)
- 근거 유형
- 연구 기관 보고서(기업 공시·보도 종합 추정) + 기업 반기 실적 공시 + 실적 발표 녹취록
- 한계·미확인
- Epoch AI 의 회사별 매출은 측정 달이 다르고 일부는 연환산 추정이다. 무료 이용자 결제 비율 등 일부 숫자는 언론 보도(The Information)에 기댄다. 간접 수익(광고·클라우드)의 AI 기여도는 회사 설명에 근거하며 독립 검증되지 않았다. 중국 대형 AI 기업 사례라 소규모 온라인 사업에 그대로 옮기기 어렵다.